* 전화
로마의 한 도시에 혼자 있는 여자에게 낯선 이의 기분 안 좋은 전화가 걸려오고.... 상대방은 어딘가에서 여주인공을 훔쳐보면서 그녀를 죽이겠다고 협박을 한다, 여인은 겁에 질려 예전 동성애관계였지만 현재는 사이가 소원해진 여자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여자 친구는 주인공의 집을 방문하지만, 실은 협박 전화를 건 장본인도 바로 이 여자 친구라는 걸 알게 되는데...이렇게 음성을 변조한 전화 협박을 통해 옛 연인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것이 그녀의 목적이었던 것이다.

* 우르달락
혼자 여행 중이던 러시아의 젊은 백작 블라디미르는 산길에서 등에 단검이 꽂혀 있는 목 없는 시체를 발견합니다. 시체를 말에 태우고 달리다가 발견한 첫 번째 집에서 집주인인 그레고르는 그 시체는 '우르달락'이 된 터키인 알리베크이며 단검은 자기 아버지인 고르카(보리스 칼로프)의 것이라고 말합니다. 부르달락이란 피에 굶주린 시체로 생전에 사랑했던 사람들의 피를 탐한다고 합니다. 블라디미르는 그레고르의 아름다운 누이인 스덴카에게, 아버지가 우르달락 사냥을 떠나며 자신이 떠난지 닷새가 지난 후에 돌아오면 이미 부르달락이 되어 있을 테니 집안에 들이지 말고 심장을 찌르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닷새째인 그날 밤 자정 종이 울릴 무렵 고르카는 알리베크의 목을 가지고 지치고 창백한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그는 가족들이 사랑한 아버지일까? 아니면 영혼을 잃어버린 시체일까? 가족들은 그를 집안으로 들이는데...

* 한 방울의 물
20세기 초의 영국. 간호사 체스터는 어느 한 노파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저택을 방문하게 됐는데 강신술 중 사망한 노파의 옷을 갈아입히다가 순간의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시체의 손에서 반지를 훔치게 된다. 하지만 그 반지에는 죽은 노파의 악령이 씌어 있었고 집에 돌아온 뒤로 계속 죽은 노파의 유령이 그녀를 괴롭히게 되는데...<한 방울의 물>은 특별히 깊이 있는 감상을 요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극적 효과나 독창성을 고려해보면 세 에피소드 중 가장 뛰어난 작품입니다. 바바가 이 작품을 마지막에 놓은 것도 그 때문이 아닌지...
 

- 공포영화의 새 장을 연 “마리오 바바”의 3가지 이야기!!
- 마리오 바바의 르네상스는 아직 진행 중이며 그의 공포는 언제나 시작이다!!
- 3편의 공포 이야기가 가슴 속 깊이 물들어 온다!!
- 수많은 공포 영화의 교과서 원제 “공포의 세얼굴”의 이야기가 온다!!



블랙 사바스는 대다수의 호러 영화 마니아들이 가장 최초로 접하는 마리오 바바의 영화이자, 이탈리아 호러에 대한 가장 좋은 입문서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는 원제의 뜻은 “Three Faces Of Horror; 공포의 세 얼굴”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영화는 제목이 암시하는 바와 같이, 세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이다. 이렇듯 60년대에는 3부작 옴니버스 호러 영화가 유행 이었다. 로저 코먼이 아마도 가장 먼저 시작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처럼 세 감독이 한 에피소드 씩 감독한 영화도 있었으며 마리오 바바도 유행과 함께 옴니버스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입니다. 원제는 이라는 뜻으로 세 영화가 각자 다른 종류의 공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정확한 제목입니다. 블랙 사바스]는 대다수의 호러 영화 마니아들이 가장 최초로 접하는 마리오 바바의 영화이자, 이탈리아 호러에 대한 가장 좋은 입문서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마리오 바바가 이탈리아의 장르 영화에 끼친 영향력은 밤을 세고 논해도 모자랄 정도인데,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여진 그의 영화들만 나열해도 다음과 같다.
그가 촬영과 특수 효과를 담당하다가 감독이 떠나버린 후에 직접 연출까지 한 56년 작 [이 밤피리]는 유성 영화 시대의 나온 최초의 이탈리아 호러 영화이고, 58년 작 [하늘이 파괴된 날]은 이탈리아 최초의 공상과학 영화이고, 63년 작인 [너무 많이 아는 여자]는 최초의 지알로 호러 영화이고, 68년 작 [디아볼릭] 역시 이탈리아 최초의 만화 각색영화이고, 71년 작인 [블러드 베이]은 슬래셔 영화 역사의 서막을 장식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여기 소개하는 [블랙 사바스]에도 또 하나의 기록이 있는데, IMDb에 의하면 첫 번째 에피소드인 [전화]는 이탈리아에 컬러로 촬영된 최초의 스릴러 영화라고 한다. 마리오 바바는 한마디로 이탈리아 장르 영화 변천사의 중심에 서있던 최초이자 최고의 감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블로그에서 최초의 마리오 바바 소개 영화로 [블랙 사바스]를 선정한 이유는 무엇보다 이 영화가 [사탄의 가면]과 함께 그의 가장 대중적인 영화기도 하지만, 그의 영화세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들을 조금씩 접할 수 있는 시각의 향연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리오 바바는 [블랙 사바스]를 선보이기 이전까지 주로 역사극이나, 신화 속의 판타지, 혹은 [사탄의 가면]같은 고딕 호러를 다루었는데, 그가 만든 최초의 현대극이 바로 앞서 소개한 지알로 영화의 효시라 불리는 영화 [너무 많이 아는 여자]다. 참고로 [너무 많이 아는 여자]는 [블랙 사바스]보다 일찍 촬영됐고, 같은 해에 개봉했는데, 그러니까 [블랙 사바스]는 그의 영화적 관심사가 고전극에서 현대극으로 바뀌는 시점의 정중앙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블랙 사바스]는 총 세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화]는 모던 스릴러고, [우르달락]은 고딕 호러, 그리고 [물방울]은 일종의 괴신 들린 집 풍의 호러 영화이다.
[전화]는 이탈리아 최초로 컬러를 이용해 촬영된 스릴러인 이 에피소드에서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역시 마리오 바바가 컬러 필름의 장점을 최대한 확대한 촬영과 조명, 그리고 다양한 색감의 배치다. 마리오 바바는 공통적으로 세 에피소드에서 레드와 그린 톤의 원색 컬러와 조명을 이용하는데, [전화]에서는 새빨간 전화기가 유독 그 빛을 발한다. 물론 낯선 이가 여자를 지켜보면서, 전화로 협박을 한다는 스토리는 [블랙 크리스마스]와 [낯선 사람에게서 전화가 올 때]를 거쳐 [스크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슬래셔 영화들의 롤모델이 되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마리오 바바가 자신의 재능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장르인 고딕 호러 풍의 [우드달락]은 러시아의 민담을 옮긴 톨스토이의 단편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세 개의 에피소드 가운데 가장 유명한 [우드달락]은 촬영기사로서의 마리오 바바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작품이기도 한데, 조명과 그림자 등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고전적 미장센이나 다양한 원색 톤의 조명등이 정점에 달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은 가장 무서운 작품이다. 마리오 바바는 이 에피소드에서 두 가지 공포 효과를 이용하는데, 하나는 타이틀에 등장하는 것처럼 물방울의 효과음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죽은 노파의 시체 분장이다.
이 시체 인형은 특수효과 기술자였던 마리오 바바의 아버지, 유제니오 바바가 직접 만든 것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준다. 또 이 에피소드에서는 핑크와 그린 톤의 조명이 노골적으로 사용되는데, 그 느낌이 꽤나 독특한 편이다. 아마 이 에피소드에 이르면 마리오 바바의 수제자인 다리오 아르젠토가 자신의 영화에서 왜 그리 원색 컬러에 집착했는지 팬들도 그 원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보리스 카를로프는 영화의 오프닝과 에필로그에 영화의 호스트로 출연하는데, 영화가 너무 심각해질 것을 고민한 제작사의 요구에 의해 특히 마지막 에필로그는 아주 코믹하게 촬영됐다고 한다.
보리스 카를로프 역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출연한 영화 가운데 가장 웃긴 장면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에서 큰 영향을 받은 후세의 감독들을 살펴보자면, 영화광 쿠엔틴 타란티노는 영화를 보고 감명 받아 3개의 에피소드 구성의 [펄프 픽션]을 만들었으며, 데이빗 린치 역시 [트윈 픽스]의 극장판을 만들면서 영화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이빗 린치 특유의 빨간 방의 이미지 역시 어쩌면 마리오 바바의 영향력이 있지 않았는지.....
그리고 최초의 진정한 헤비메탈 사운드를 선보인 것으로 알려진 한 밴드가 이 영화를 보고 자신들의 밴드명을 개명한 사실은 아주 유명한 일화이다.




* 감독 : 마리오 바바 Mario Bava (1914- 1980)

마리오 바바는 1914년 7월 31일 이탈리아 산 레모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촬영감독이며 특수 효과 전문가였던 유제니오 바바 그리고 아들은 영화감독인 람베르토 바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영화 세계에 접할 수 있었던 바바는 아버지처럼 촬영 감독으로 영화인 경력을 시작했다. 촬영감독으로서 바바는 굉장히 뛰어난 테크니셔너였고 특히 그의 독특한 조명 사용과 창의적인 특수 효과에 맞설만한 사람은 없었다. 마리오 바바 그의 경력은 자연스럽게 감독직으로 이어졌다. 리카르도 프레다의 호러 영화 [이 밤피리 I Vampiri (1956)]의 촬영과 특수 효과를 맡았던 그는 어쩌다보니 영화의 절반 정도를 감독하고 말았다.
[이 밤피리]는 흥행 실패작이었지만 역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었고 유성 영화 시대에 제작된 최초의 이탈리아 호러 영화였다. 바바의 공식적인 감독 데뷔작은 1960년에 제작된 [사탄의 가면 La Maschera del demonio (1960)]이었다. 유니버설과 해머 영화의 전통에 충실히 따르면서도 바바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가 맴 도는 이 영화는 바바라 스틸이라는 컬트 스타를 탄생시키면서 호러 영화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그 뒤로 바바는 마카로니 웨스턴에서 역사물, 액션, SF, 섹스 코미디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의 본류는 언제나 호러였고 그의 대표작들 역시 호러였다.

[사탄의 가면] 이후
[너무 많이 아는 여자 La Ragazza che sapeva troppo (1963)],
[블랙 사바스 I Tre volti della paura (1963)],
[채찍과 시체 La Frusta e il corpo (1963)]
[피와 검은 레이스 Sei donne per l'assassino (1964)],
[흡혈귀 행성 Terrore nello spazio (1965)], - "Alien"의 모태가 되는 작품이다.
[킬, 베이비... 킬! Operazione paura (1966)],
[죽은 신경의 경련 Reazione a catena (1971)],
[리사와 악마 Lisa and the Devil (1974)]과 같은, 60~70년대 이탈리아 호러 영화의 기반을 다진 흥미로운 영화들을 만들었던 그는 1980년 4월 25일 로마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마리오 바바라는 영화사에 끼친 가장 큰 공헌은 이탈리아 호러 영화의 장르를 바닥부터 쌓아올렸다는 데 있다. 다소 얄팍한 줄거리에 정신없이 휘감긴 센세이셔널하고 휘황찬란한 스타일, 잔인무도함과 성적 일탈이 대책 없이 뒤섞인 이탈리아 호러 영화의 독특한 느낌은 모두 마리오 바바라는 기원을 두고 있다.
싸구려 범죄 소설의 노란 커버에 이름을 딴 giallo라는 장르 역시 마리오 바바가 [너무 많이 아는 여자]를 통해 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바바는 수많은 이탈리아 호러 감독들의 대부이기도 했고 현대 이탈리아 호러 감독들 중에서 바바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이다.
[서스피리아]의 감독 다리오 아르젠토는 바바의 수제자였고 그의 아들 람베르토 바바 역시 이탈리아 호러 장르의 중요 인물로 활동 중이다. 그의 영향은 이탈리아 영화 밖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그가 현대 슬래셔 무비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며 [할로윈]이나 [13일의 금요일]이 나오기 1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죽은 신경의 경련]을 보면 살인마와 함께 고립된 사람들이 잔인무도하고 독특한 방식으로 하나씩 살해당하는 슬래셔 영화의 공식이 완벽하게 완성되어 있는 것을 볼수 있다. 리들리 스코트의 [에일리언]은 어떨까? 그 영화에 나오는 안개 낀 행성이 [흡혈귀 행성]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DVD에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스타일이나 스토리에서 굉장히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 팀 버튼 마져도 마리오바바의 팬임을 넘어 자신의 작품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라고 고백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바바는 생전 이탈리아 호러 영화 장르 밖에서는 그렇게 인정받지 못한 인물이었다. [사탄의 가면] 이후 촬영 조건이 좋았던 적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세대가 바뀌고 영화광들의 취향이 변하면서 바바는 새로운 추종자들과 옹호자들을 얻어가고 있다. 마틴 스콜세지, 쿠엔틴 타란티노와 팀 버튼 같은 영화광들의 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미국 관객들에게 바바의 영화를 소개하기 시작한 뒤로, 마리오 바바는 단순한 호러 장르의 제작자가 아닌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스타일리스트로서 다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중이다.
바바의 르네상스는 아직 진행 중이므로 그의 업적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조금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마리오 바바 팬들을 열광시키는 것은 역시 바바가 창조해낸 고유의 스타일이 아닐까? 많은 팬들은 바바가 아무리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늘어놓는다고 해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며 우리 같은 팬들에겐 [8월 달을 위한 다섯 인형들 5 bambole per la luna d'agosto] 같은 정신없는 영화들도 오히려 매력적인 혼돈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생각하면 현대 이탈리아 호러 장르가 요새처럼 졸렬한 각본에 센세이셔널리즘을 떡칠한 영화들로 가득 차 있는 데엔 어느 정도 마리오 바바의 책임도 있는 것 같다. 바바의 스타일은 세련되었다기보다는 거칠고 대담하다. 그는 원색의 조명들을 한 화면 속에 밀어 넣어 천박하고 야한 칼라를 만들어내는 걸 즐기고 툭하면 갑작스러운 줌으로 희생자들을 공격한다. 거의 예측 불허인 카메라 워크와 그만큼이나 독창적인 시각적 아이디어들로 가득 찬 바바의 영화들은 관객들에게 굉장한 볼거리들을 제공하고 특히 스토리가 약한 후기의 몇몇 바바 영화들을 보고나면 줄거리가 있는 영화를 봤다기보다는 피에 절은 만화경 속을 헤매고 나왔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그러나 그의 영화들은 생각만큼 잔인무도하지는 않다.
바바의 후배들이 만든 무자비한 영화들에 익숙한 많은 관객들은 바바의 걸작들을 보면 일단 실망부터 한다.
[피와 검은 레이스]나 [죽은 신경의 경련]처럼 잔인무도한 영화들도 물론 있지만 다들 그런 건 아니며 어떻게 보면 그의 시각적 창의성은 그런 간접적인 접근법에서 나왔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그가 암시하고 보여주는 것들이 상당히 노골적이라 결코 '은근한' 느낌은 주지 않지만...그러나 스타일만으로 바바의 영화들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 점이 그와 그의 후배들을 갈라놓는 중요한 차이점이다.
다리오 아르젠토의 영화를 보자. 시각적으로 굉장히 현란하고 무시무시한 영화들이지만 정작 스토리를 따지고 들면 하는 이야기가 별로 없다.. [서스피리아]나 [페노미나]와 같은 아르젠토의 작품들은 결국 사람들의 생살을 찢어발기는 흉기들에 대한 영화들이지, 살아있는 사람들에 대한 영화들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바바의 영화는 보기만큼 얇지는 않다. 스콜세지도 지적했지만, 바바는 정신적으로 19세기에 속해 있었으며 문학적 내용과 주제를 결코 과소평가하지 않았다. [죽은 신경의 경련]처럼 현란한 스타일 과시로 일관하는 영화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영화들이 더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바바의 영화를 연구하는 것은 아르젠토의 영화를 평가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흥미롭다. 관객들은 [킬, 베이비... 킬]에서 계급투쟁의 비틀린 우화를 발견하고, [블랙 사바스]의 [우르달락]에서 가혹한 가부장제도에 대한 비판을 읽으며, [리사와 악마]에서는 네크로필리아와 근친상간이 결합된 정신분석의 세계로 빠져든다. 바바의 현란한 스타일은 단순히 관객들을 흥분시키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그의 스타일은 폭력적으로 뒤틀린 우리들의 욕망과 그 욕망이 우리를 끌고간 참혹한 전쟁터로 관객들을 인도하기 위한 길잡이인 것이다. 많은 훌륭한 호러 영화들이 그렇듯, 바바의 영화들은 피투성이 살인마 대신 우리 마음속의 지옥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