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reatest French Wine

신세계 와인이 맹위를 떨쳐도 긴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와인은 와인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저마다 독특한 전통이 깃들어있는 프랑스 와이너리, 다양한 품종의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 와이너리 소유주의 고집이 돋보이는 와인 제조법 등 프랑스 와인을 최고로 만드는 요소는 셀 수 없이 많다.그리고 전통과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와이너리 소유주, 와인 연구가, 와인 보관 전문가들이 그들 와인의 특별함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본래 프랑스어로 성곽을 뜻하는 샤토(Chateau)는 보르도 지방에서 일정 크기 이상의 포도농장과 와인을 제조,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와이너리라는 뜻이다. 1등급 판정을 받은 5대 샤토 중 4개, 그리고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샤토 2개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 Disc 1

■ Episode 1 : 샤토 마고 (Chateau Margaux)
5대 샤토 중 하나로, 프랑스인의 자존심이라 알려진 와인의 여왕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패전국 독일이 마고 성에서 프랑스에 공식 사과한 것, 헤밍웨이가 이 샤토의 와인을 너무 좋아해 손녀 딸 이름을 마고로 지은 것 등이 샤토 와인의 유명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이야기들은 다양하다. 우아하고 섬세한 부케(와인의 향)로 5대 샤토 중 아시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와인이기도 하다. 카르베네 소비뇽을 기본으로 쁘띠 베르도가 약간 가미된 이곳의 와인에는 두 포도의 성질이 더해져 부드러운 우아함이 깃들어있다.

■ Episode 2 : 샤토 무통 로쉴드 (Chateau Mouton Rothschild)
5대 샤토 중 하나로 최초로 라벨을 표시하기 시작한 샤토이다. 이곳의 레드 와인은 세계 최고의 보르도로 손꼽힌다. 샤토 무통 로쉴드는 그 품질로도 유명하지만, 와이너리의 소유주였던 바롱 필립이 1945년 이래로 살바도르 달리, 마르크 샤갈, 앤디 워홀, 호안 미로 등 잘 알려진 예술가들에게 와인 라벨 제작을 의뢰한 것으로 더욱 유명세를 띄게 되었다. 와인 만화인 “신의 물방울”에서 주인공이 1982년산 샤토 무통-로쉴드를 마시고 장프랑수아 밀레의 명작 “만종”에 비유하기도 했다. 비록 1855년 파리 만국 박람회에서 1등급에 선정되지 못했지만 뒤늦게 진가를 인정받아 1973년에 2등급에서 1등급으로 격상되었다.

◎ Disc 2

■ Episode 3 : 샤토 오 브리옹 (Chateau Haut Brion)
5대 샤토 중 가장 오래되고 그 규모가 작은 샤토로, 1855년 만국 박람회에서 유일하게 메독 지구 이외의 곳에서 1등급 판정을 받았다. 메독 남쪽의 그라브 지역에 위치한 이 샤토의 땅은 열기를 축적하고 수분 흡수율이 높아 포도를 키우기에 가장 적합한 자갈밭이다. 1801년 프랑스 외무장관이었던 샤를르 모리스드 타레이랑 페리고가 오 브리옹을 사들이기 시작해 유럽 외교관들의 협상 테이블에 빠지지 않는 와인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미국의 제퍼슨 대통령 역시 샤토 오 브리옹 애호가였다. 보르도에서 최초로 발효용 탱크를 스테인레스로 바꿀 만큼 기술혁신에 관심이 많다.

■ Episode 4 : 샤토 라피트 로쉴드 (Chateau Lafite Rothschild)
5대 샤토 중 가장 먼저 뽑힌 샤토로, 와인의 왕이라는 별칭이 있다. 라피트는 프랑스 가스코뉴 지방의 언어로 작은 언덕을 뜻한다. 지롱드 강 어귀로부터 서서히 솟아오른 작은 자갈언덕에 위치한 와이너리인 만큼, 이름과 위치가 잘 어울린다 할 수 있다. 사실 샤토 무통-로쉴드와 샤토 라피트-로쉴드의 창립자는 사촌으로 와이너리 위치 역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샤토 라피트-로쉴드는 특유의 우아함과 보존력으로 유명한데, 1755년, 마레샬 드 리슐리(Marechal de Richelieu)는 이 와인을 올림푸스 신들에게 여생을 가져다 주는 음식인 암브로시아에 비유하기도 했다.

◎ Disc 3

■ Episode 5 : 샤토 슈발 블랑 (Chateau Cheval Blanc)
8대 샤토 중 하나로 최상급의 포도밭과 포도 품종간의 독특한 블렌딩으로 특유의 강한 맛과 섬세한 향이 특징이다. 슈발 블랑은 프랑스어로 흰 말을 뜻하는데, 프랑스 부르봉 왕조의 시조 앙리 4세가 파리에서 고향으로 가던 중, 말을 갈아타기 위해 근처에서 쉬어갔다는 전설이 있다. 1862년 런던 품평회, 1878년 파리 품평회에서 금상을 수상으로 그 이름을 알린것을 명예롭게 생각한 성주는 금메달 문양을 라벨에 디자인해 아직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샤토 슈발 블랑은 메를로보다 까다로운 포도인 카베르네 프랑으로 만들어져 독특한 매력과 특징을 지닌다. 와이너리와 가까운 포므롤 지역의 특성인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 Episode 6 : 샤토 오존 (Chateau Ausone)
고대 로마시대부터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생떼밀리옹 지역의 초 일류 샤토이다. 가장 인상적인 자연 지하 포도주 저장 창고를 가졌다. 세컨드 와인 없이 심사과정에서 최고 와인(Grand Vin) 판정을 받지 못하면 수량을 가리지 않고 모두 벌크로 매각해버릴 정도로 자긍심이 강해 1991년에는 최고 와인이 생산되지 않은 적도 있다. 보르도의 모든 최고 재배지 중에서 가장 작은 와이너리에서 수확한 포도를 블렌딩해 와인을 빚을 만큼 정성이 가득하다.